[커피]칼리타 웨이브 155 ~ 하리오 V60 드리퍼
Kalita Wave 155 Stainless
&
Hario V60 Ceramic
사람이 간사한 게 새 커피 그라인더를 사니 커피 머신을 바꾸고 싶어졌다. 난 장비병이 있는 게 확실했다.
하지만, 집에 있는 드롱기 에스프레소 머신이 고장 난 것도 아닌데 버리고 새로 사는 건 또 죄책감이 들어서 다른 방법이 없나 하고 인터넷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. 그러다 찾은 게 라 파보니.

레버 머신을 가지고 있는 지인의 집에서 커피를 얻어 마신 적이 있는데, 커피가 꽤 맛있었던 기억이 났다. 라파보니는 레버를 당긴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아주 매력적인 추출 도구였다. 그리고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매우 반짝반짝. 내 눈에는 디자인이 무척 예뻤다. 솔직히 아직도 가지고 싶긴 하지만, 게으른 내가 잘 쓸까 싶기도 하고 일단 여러 가지 이유로 보류.
다른 옵션을 고민해 보니 드립 커피라는 게 있었다.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예전에 호주에서 마셨던 매우 신기한(!) 맛이 나는 커피가 드립 커피였던 기억이 났다. 그때 그 커피는 평소에 마시던 아메리카노와 다르게 풍부한 맛이 나서 한입 마셔보고 깜짝 놀랐다.
나도 그런 커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드리퍼를 검색해 봤다.

뭘 사야 되나 고민하다가 그렇게 내 첫 드리퍼는 칼리타 웨이브 스테인리스로 샀다. 보통은 세라믹이나 유리 드리퍼를 많이 쓰는 것 같았는데, 금방 깨 먹을 것 같아서 스테인리스 재질로, 그리고 커피 1인용만 내릴 거라서 1-2인용 155사이즈로 구매했다. 그냥 집에 있는 전기포트로 대충 내려 마신 커피는 정말 온갖 맛이 다 났다.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신기한 맛이었다. 인터넷을 찾아보니 드리퍼에 따라 레시피도 많고 신세계였다. 여러 레시피를 따라 하다가 느낀 건, 1-2인용 드리퍼는 너무 작다였다.

그래서 고민하다가 제일 보편적이라는 하리오 V60을 구매했다. V60은 워낙 보편적인 드리퍼라 레시피도 아주 다양했다. 다양한 레시피를 따라 해보는 재미에 1일 1커피가 원칙이지만, 하루에 커피를 여러 잔 내리기도 했다.
한참 동안 전기포트와 계량컵으로 어림짐작으로 커피를 내렸는데 어느 순간이 되니 나도 저울과 드립포트가 가지고 싶어졌다. 또 장비병이 도진 것이다.